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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권

양로선 일화

인터넷 상의 태극지문(太極之門; The Gate of Taichi)이라는 사이트에 실린 글을 번역한 것입니다.

원 제목은 "楊露禪逸事之一"입니다.

양복괴(楊福魁)의 자는 로선(露禪)이며,
하북(河北) 광평부(廣平府) 영년현(永年縣) 사람으로,
대대로 현의 남쪽 관문에서 거주하였고, 농사를 지어 생계를 꾸렸으며,
틈이 나면 성(城) 안의 서대가(西大街)에 있는 잡곡 노점에서 일손을 도왔다.

어느 날, 한 악질 토호가 이웃 태화당(泰和堂) 약방에 가서  생트집을 잡으며 시비를 걸었는데, 세력을 믿고 약방 주인이 외지 사람이라 업신여기면서, 억지로 싼값에 비싼 약재를 사려 하여서, 서로 티격태격 하던 끝에 주먹다짐을 하게 되었다.

악질 토호가 쳐오는 기세가 무척 흉악하였으나, 약방 주인이 슬쩍 손을 뻗는 것이 보이더니, 그 사람은 거리 맞은 편으로 넘어졌다.
로선은 이런 광경을 보고는, 매우 놀랍고 기이하게 여겨, 맘 속으로 약방 주인이 필시 무공에 정통하였음을 알고는, 속으로 무척 부러워 하였다.

다른 날, 한담을 나누는 김에 약방 주인이 배운 것이 어떤 권법인가 를 물었고, 또한 사부로 모시면서 배울 것을 청하였는데, 이는 로선이 어린 시절 이미 소림권을 배운 바 있지만, 스스로 약방 주인의 무예 경지에는 이르지 못했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약방 주인은 처음에는 핑계를 대며 거절하고, 자신이 배운 권법에 대해 깊이 감추며, 말하기를 원치 않았다.
나중에는 점차 로선이 배우고자 하는 진심에 감동하여, 그에게 자신이 배운 것은 면권(綿拳)이며, 태극권이라고도 부른다고 알려 주었다.

그리고 로선에게 말하길:

"내 쿵푸는 당신의 스승이 되기에는 부족하지만, 내 고향 하남(河南)의 진가구(陳家溝)는, 태극권을 익히는 사람도 많은 데다가, 진장흥(陳長興)의 태극권은, 세상에서 가장 뛰어납니다.
그는 평소 바르게 서서, 기대어 서지도 않으며, 기세는 장대하며, 사람들은 그를 패위 선생(牌位先生)이라 칭합니다. 내가 소개를 해줄테니 가서, 문중에 들어가서, 그의 제자가 되면, 장차 반드시 성취가 있을 것이라 했다."